“우애 좋던 형제를 덮친 로또 1등의 비극”
얼마 전 ‘로또 1등 당첨자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동생을 살해한 형의 항소심 판결이 났다는 뉴스를 보았다.
사건은 형 A 씨가 2007년 로또 1등에 당첨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 A씨는 당첨금을 받아 누이와 2명의 남동생에게 나누어 주고, 작은아버지에게도 수천만 원을 나눠준 뒤 나머지 돈으로 정육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로또 당첨금을 나눠줄 정도로 우애가 깊었던 형제였지만, 식당 경영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동생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으나 이자를 제때 갑지 못하면서 동생과의 다툼이 잦아졌고, 동생의 대출금 상환 독촉에 화를 참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흉기를 휘둘러 비극을 맞았다.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명제”
‘로또 1등 당첨자의 비극’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너무나도 와 닿지 않는 문구이다.
사실 이전에도 국내외의 이와 비슷한 수많은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평범한 가정을 덮친 로또 1등의 비극’, ‘로또 1등 당첨만 안됐어도…’, ‘로또 당첨자의 4년 후 비극적인 삶’ 등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그들의 ‘비참한 말로’에 대한 수많은 뉴스를 탐독한 적이 있다.
사실 이러한 뉴스를 보며 처음 들었던 생각은 단순히 로또 당첨자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배가 아픈 나머지 비극으로 이어진 사례만을 강조하여 알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의심이었다.
로또에 당첨되었는데 비극적인 삶으로 내몰린다는 상황이 나에겐 언뜻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814만5,060분의 1”
사람이 로또 1등에 당첨되어 ‘돈벼락’에 맞을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로 실제 벼락에 맞을 확률인 ‘약 600만분의 1’보다 낮다.
이러한 희박한 확률을 뚫고 로또에 당첨되는 천운을 타고난 사람들이 도대체 왜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되는 걸까?
놀랍게도 실제 통계에 따르면 국내외 당첨자의 약 70%가 불행한 삶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또한, 심리학자들의 추적조사 결과 로또 당첨으로 인한 행복감은 평균 9개월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또 4등에 조차 당첨된 적이 없는 나로서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기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건물 하나 사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두고 평생 먹고 살면 안 되나요?”
로또에 당첨된다면 나는 남들과는 달리 현명하게 대처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이런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첨 전보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로또 1등 당첨자의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첨되기 전까지는”이었다.
그러한 큰돈이 수중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더 큰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고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고기도 먹어본 X이 잘 먹는다”
대부분의 당첨자들은 한꺼번에 큰돈이 들어왔을 때 그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렇게 큰돈을 관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로또에 당첨되면 막연히 어마어마한 돈을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할 뿐, 실제로 자신이 가진 재산의 객관적 가치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객관적 가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과소비로 이어진다.
그러한 큰돈을 써본 적도 없으므로,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도 없다.
우리 주변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려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급격하게 줄어든 재산에 조바심이 나서 남은 돈을 무리하게 투자하려다 보니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얼굴만 가리면 모르겠지?”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복권 수령 장면을 보면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매거나, 심지어 탈을 쓰고 등장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상 깊었던 ‘등장씬’은 자메이카의 1등 당첨자가 ‘스크림 가면’을 쓰고 나와 춤을 추던 장면과 한화 약 949억이라는 거금에 당첨된 중국의 로또 당첨자가 판다 탈을 쓰고 나와 당첨금을 수령한 후 한화 약 33억 6천만 원을 노인과 결식아동을 위해 기부하고 홀연히 사라진 장면이다.
이러한 ‘완벽 보안’에도 불구하고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여기저기서 많은 연락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모든 대인관계를 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사람을 믿지 못하므로 가족에서부터 지인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가 점점 틀어지고 갈등이 발생한다고 한다.
주변의 누구도 믿을 수 없으니 본인의 입지는 점점 위축되고 투자를 함에 있어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더욱 상황을 안 좋게 만들고 만다.
“그렇다면 나머지 30%의 행복한 사람들의 삶은?”
당첨금 528,784,000달러(한화 약 6100억 원)의 복권에 당첨되어 세금을 제외하고 약 3700억 원을 수령하게 된 미국의 데이비드 모린 부부는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하여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며, 일부 당첨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4년후의 취재에 따르면 데이비드 부부는 여전히 전과 같은 삶을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첨 전 살던 집에 여전히 살고 있고 생활패턴 역시 크게 바뀐 것이 없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있다면, 남편의 오래된 차를 교환한 것과, 아내의 새 차를 구입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또한, 플로리다에 있는 공립학교에 약 13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뉴스를 통해 전해 듣지 않았다면 그들이 복권에 당첨된 사실 조차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이웃들의 증언을 통해 당첨 이후에도 여전히 검소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대 흥분하지 마라”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약 내가 1등에 당첨된다면 과연 나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져보지만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론상으로 전문가들은 평정심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득 “로또에 당첨되면 직장 상사의 ‘면상(?)’에 사표를 집어 던지고 당장 퇴사하겠다”라는 친구의 우스갯소리에 “응 안돼~”라고 응수했던 술자리가 떠오른다.
사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고 하나 같이 입을 모은다.
우선 흥분을 가라앉히고 평소의 생활방식대로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흥분을 가라 앉히는데는 명상만 한 게 없습니다
또한, 투자와 관련해서는 공인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는 법"
2013년 11월 12일 크리스티스 경매에서 1억 4천 240만 달러에 낙찰돼 당시까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습작’의 작가인 영국인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은 돈과 관련하여 이러한 말을 남겼습니다.
“돈은 최고의 하인이자, 최악의 주인이다.”
즉, 돈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돈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도 있고, 돈에 잡아 먹힐 수도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로또 당첨자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에게 들어온 큰돈에 현혹되어 자신의 기존의 생활패턴, 직장과 인간관계 등을 변화시킨 사람은 대부분 급격하게 변한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이 망가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돈을 다룰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큰돈=행복’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그러한 큰돈을 감당할 준비가 된 사람 즉, 이를 통제하고 현혹되지 않을 준비된 자만이 이를 활용해 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하늘에서 뚝! 돈다발이라도 떨어져라”라고 생각해 왔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그랬다간 진짜 그 돈에 맞아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섬뜩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 하루였습니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라고 했으니, 여러분도 차근차근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 곁에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요~.
불현듯 찾아올지도 모르는 '행운'을 위해 준비해보세요
푹쉼푹쉼
인생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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