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IKEA) 효과

 

혹시 본인이 직접 만든 아끼는 물건을 가지고 계신가요? 

한 땀 한 땀 직접 뜬 목도리, 나무망치로 손을 찧어가며 만든 반지, 낚싯줄에 대충 비즈를 엮어 만든 팔찌 등 본인이 직접 만든 물건은 다른 물건보다 유독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마케팅에 접목해 대박을 터트린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스웨덴의 가구 업체 이케아(IKEA)입니다. 

이케아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조그마한 잡화점에서 시작하여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콘셉트로 가구 및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다국적 공룡 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게 됩니다. 

 

이케아의 성공 요인은 친환경, 북유럽풍의 심플하고 간결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 독특한 매장 구성 등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DIY (Do It Yourself)의 심리를 자극한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에코백, 종이로 만든 줄자와 연필을 배급받게 됩니다. 

무심한 듯 줄자를 어깨에 걸친 채 연필을 귀에 꽂으면 마치 가구 전문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우선 고객들은 다양한 생활용품과 가구들이 정갈하게 배치된 ‘쇼룸’에서 직접 길이를 재가며, 앉아 보고, 누워 보고, 만져 보며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의 목록을 작성합니다. 

 

이때 매장의 직원들도 방문한 고객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듯 고객들의 문의에 응답만을 할 뿐, 먼저 다가와 친절하게 설명하는 등의 과정은 일절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의 목록이 작성되면 고객들은 거대한 창고 형태의 셀프서브 구역으로 이동하여 납작한 플랫팩(flat pack) 형태로 포장된 조립 전의 상품을 카트에 옮겨 담습니다. 

 

계산 후 집에 도착하면 포장을 풀고 설명서를 보며 육각 렌치와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직접 부품들을 조립하고 하나의 가구로 만들어가는 매우 귀찮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원 클릭 서비스’ 혹은 ‘도어 투 도어 서비스’와 같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는 요즘의 서비스 행태와는 차별화된 이러한 귀찮은(?) 과정속에 이케아의 성공 비결이 숨어있습니다.  

 

이케아는 완성된 가구가 고객의 집에 설치되기까지 발생하는 작업량의 약 80%가량을 고객이 부담케 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편리함’으로 포장되어 반강제적으로 받아오던 기존의 서비스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임으로써 가격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가격 이외에 고객들이 이러한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소비자의 심리적인 요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케아 효과(IKEA Effect)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대니얼 모촌(Daniel Mochon), 그리고 듀크 대학의 댄 애리엘리는 여기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행합니다. 

피험자들에게 보수를 주고 종이접기를 시킨 후 각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한데 모아 경매에 부쳤습니다. 

경매에서 드러난 피실험자들의 행동 패턴은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제시한 가격보다도 5배나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을 구매하기를 희망했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이처럼 똑같은 성과물에 대해서도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에 대해서는 과도한 애착을 보이며 그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이케아 효과(IKEA Effect)’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처럼 이케아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타인의 성과물에 대해서는 그 물건의 외형과 객관적 가치만으로 평가하게 되지만, 자신이 직접 만든 결과물에 대해서는 물건을 완성하는 과정에 들어간 자신의 땀과 노력이 결과물과 합쳐지면서 객관적인 품질보다 높은 평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직접 조립하여 완성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은 제품에 대한 애착으로 자리 잡게 되므로,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물건이라는 애착심과 함께 결과물에 대한 높은 심리적 만족도를 보이게 됩니다. 

이케아 효과의 장단점 

 

이케아 효과는 별것 아닌 결과물에 대해서도 자신의 노력과 손길이 추가됨으로써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큰 노력을 들였음에도 결과물이 좋지 못한 경우 거기에 쏟아부은 노력이 눈에 밟혀 성과물의 객관적인 가치 평가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기업의 제품 개발에 있어서 들어간 돈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타사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짐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자사의 개발품을 포기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큰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이룩한 성과물에 높은 가치를 매기고 애착을 두며 아끼는 것은 본인의 만족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아 타인과 경쟁해야 하는 결과물에 대해서는 자신의 성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거기에 들어간 노력이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자신의 성과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제삼자의 도움을 받아 불합리한 ‘과대평가’에 대한 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푹쉼푹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