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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의 유쾌한 잔치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

by 푹쉼푹쉼 2020. 11. 4.


학자들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와 권위를 상징하는 노벨상.  


매년 10월만 되면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받은 노벨 평화상 이후로 과연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평화상 이외의 분야에 노벨상이 나올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올해엔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노벨 화학상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진 못했습니다.

정녕 우리나라는 노벨상과는 인연이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4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바로 노벨상의 패러디 버전인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이 그것입니다. 

이그 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과학잡지사인 AIR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91년부터 매년 10월경 노벨상이 발표되기 1~2주 전에 개최하는 시상식입니다. 

이그노벨 가상의 인물인 이그나시우 노벨(Ignacius Nobel)’의 이름을 딴 것이자, 고상함을 뜻하는 noble’ 반대말인 ignoble(품위 없는)’과 노벨의 합성어로써, '다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기리는 괴짜들의 최고 영광의 상이자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러한 이그 노벨상도 나름의 엄격한(?) 선발 기준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무조건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웃음 뒤에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을 만족해야만 수상할 수 있습니다. 

우선 자유롭게(본인 스스로 추천도 가능) 추천받은 인물들 중 AIR 편집진, 실제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과학자들, 기자들, 그 외 세계 각국의 인물들이 포함된 이그노벨상 위원회의 1차 선별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후 걸러진 인물들의 업적을 가지고 길거리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 몇 명의 최종 투표를 받아 최종 수상자를 선발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합니다. 

초대된 수상자들은 도움 1’도 없이 자비로 시상식에 참가해야 하며, 가볍고 캐쥬얼한 시상식 분위기에 맞게 각 수상자의 수상소감은 딱! 1으로 제한됩니다. 

1분이 지나면 이그 노벨상의 귀여운 마스코트 소녀인 스위티 (Sweetie Poo)’가 단상 위로 올라와 수상자가 수상소감을 멈출 때까지 수상자를 향해 “Please stop! I'm bored! (제발 적당히 좀 해요! 지겨워 죽겠어요!)”라고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수상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스위티 푸의 귀여운 방해를 철저히 무시하거나, 혹은 주머니 속에 준비한 뇌물을 꺼내어 스위티 푸를 달래보려 하는 등 수상자들의 다양한 반응 역시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또한, 시상식에 참여한 관중들은 무게를 잡거나 지루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수상자에게는 야유의 의미로 미리 준비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것이 전통입니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행사인가?” 

 

영국 맨체스터대학 교수인 안드레 가임 교수는 2000년 당시 '자석을 이용한 개구리의 공중부양' 실험을 통해 개구리의 몸이 반자성을 띤다는 연구를 통해 2000노벨상이그 노벨상의 최종 후보에 동시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이그노벨 물리학상만을 받게 됩니다. 

이후 안드레 가임 교수는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탄소원자로 이루어진 얇은 막)을 스카치테이프만을 이용해 흑연에서 추출해내는데 성공함으로써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로써 가임 교수는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받은 최초의 인물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이그 노벨상 후보에 오른 수많은 연구 중 학문적 가치가 높은 것도 상다수 존재하므로, 이그 노벨상은 단순히 웃고 즐기기만 하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풍자와 해학이 있는 괴짜들의 파티 

 

이그 노벨상은 단순히 기괴한 아이디어를 시상하는 것을 넘어서 당시 사회에 팽배한 사회적 문제와 부조리를 위트 넘치는 풍자와 해학으로 따끔하게 꼬집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1992이그노벨 평화상은 SWAT 창설자이자 LA 폭동의 사건의 시발점이 된 로드니 킹 사건발생 당시 LA 시경 국장인 데릴 게이츠에게 주어지게 됩니다. 

데릴 게이츠가 보여준 그의 인종차별적인 정책과 LA 폭동 발생 당시 한가로이 정치자금모금행사에 참여하여 폭동 사태가 크게 번지는 데 큰 공헌(?)을 한 그에게 역설적으로 평화상을 수여한 것입니다. 

 

1996년에는 미국 의회에서 조작된 연구 결과를 통해 니코틴에는 중독성이 없다라는 거짓 증언을 한 담배회사의 대표들에게 이그노벨 의학상을 수여하여 그들의 거짓을 신랄하게 풍자하였습니다. 

 

1998이그노벨 평화상은 세계 평화(?) 위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한 비하리 바즈파이 인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사이좋게 공동수상을 하게 됩니다. 

 

2002년에는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엔론, 월드컴, 글로벌 크로싱, 아더 앤더슨, 제록스, 가스프롬, 메릴린치 등의 기업의 경영진들이 경영에 허수라는 수학적 개념을 도입하였다는 공로 인정되어 이그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됩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숫자로 장부에 장난(?)을 친 경영진들을 재치있게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청중들이 모인 장소에서 손뼉을 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벨라루스의 알략산드로 루카셴카 대통령과 한쪽 팔이 절단된 사람이 박수를 쳤다며 그를 체포한 벨라루스 경찰이 2013이그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대한민국의 이그 노벨상 수상자들 

 

우리나라는 지금껏 총 4명의 이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습니다. 

이 중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수상한 사람도 있고, 다소 불명예스러운 수상자도 존재합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1999년 당시 Fnc 코오롱()권혁호 대리는 향기 나는 정장을 발명하여 이그노벨 환경보호상을 받게 됩니다. 

권혁호 씨의 발명품은 움직일 때마다 옷감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마이크로 캡슐이 터지면서 발산되는 향기를 이용하여 땀 냄새 등의 불쾌한 체취를 없애는 것입니다. 

 

1997년까지 약 360,000쌍을 단체 결혼시킨 통일교의 문선명 교주가 세계적 규모의 합동결혼식을 성사시킨 공로로 2000이그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됩니다. 

통일교에서 행해지는 대규모 합동 결혼식을 통해 결혼식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인 공로가 인정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수여 이유였습니다. 

 

1992지구종말론인 휴거 소동의 장본인인 다미선교회의 이장림 목사가 세계의 종말을 수학적으로 예언한 사람들 선정되어 2011세계의 다른 종말론자들과 공동으로 이그노벨상 수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주최 측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때 얼마나 조심하고도 신중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는 점을 높이 산다며 과학으로 포장된 억측의 위험성에 대해 돌려 까기(?) 시전하며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2017년 한지원 씨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작성한 커피잔을 들고 걸을 때 커피를 쏟는 이유와 그에 대한 해결책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이그노벨 유체역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우리가 머그잔의 손잡이를 잡고 걸을 때 머그잔 안의 커피가 만들어내는 진동수와 걸음의 충격에 의한 진동수는 약 4Hz로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서로 비슷한 두 개의 진동자가 서로 공명을 이루어 진폭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커피가 머그잔 밖으로 쏟아지게 되는 것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또한, 컵의 윗부분은 잡음으로써 컵에 전달되는 진동수를 변화시키거나, 뒤로 걸음으로써 걸음의 충격에 의한 진동수를 변화시켜 공명이 발생하는 것을 막거나, 커피 위에 거품을 올림으로써 표면장력을 발생시켜 커피가 쏟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의 흥미로운 연구들 

 

로버트 A. 로페즈는 고양이의 괴로운 심정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고양이 귀 진드기를 직접 자신의 귓속에 넣어 1994이그노벨 곤충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1995년에는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하나 그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생소하였던 사향고양이의 배설물 속 원두로 만든 루왁 커피를 전 세계에 홍보하여 대중에게 알린 공로가 인정된 존 마르티네스가 이그노벨 영양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일본의 Bandai 사가 1996년 출시한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 기억하시나요? (알고 계신다면 당신의 연식(?)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됩니다 😊 ) 

다마고치 게임기의 발안자인 요코이 아키히로와 아키 마이타는 전 세계 수천만 어린이(저 포함)의 시간을 훔친 공로(?)가 인정되어 1997이그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됩니다. 

 

영국의 물리학자 렌 피셔는 1999'커피에 비스킷을 가장 맛있게 찍어 먹는 시간 공식' 발견해서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됩니다. 

비스킷을 차 등의 음료에 찍어 먹을 때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비스킷이 흐물흐물해져 부서지지 않으면서 차나 커피를 최대한 흡수하도록 하는 것임을 전제로, 비스킷을 커피 등에 담그고 있을 수 있는 최대 시간=(4 × 음료에 비스킷을 담그는 깊이 × 음료의 점도)/(비스킷에 난 구멍의 크기 × 음료의 표면장력)이라는 공식을 통해 비스킷의 종류별 최적의 시간을 계산하게 됩니다. 

 

같은 해인 1999년 일본의 탐정 회사인 세이프티 탐정사무소의 소장인 마키노 타케시는 남성의 정액 성분과 만나면 녹색으로 발색 되어 남편의 불륜사실을 확인(?)하는 S-check 스프레이를의 개발하여 그 해의 이그노벨 화학상을 받습니다. 

 

2000이그노벨 평화상은 실제 공포탄을 쏘는 대신 입으로 이라고 크게 소리치라는 지침을 내려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영국 해군에게 돌아갔습니다. 

 

2002년에는 애완견이 짖는 소리를 이용해 개의 감정을 분석하는 통역 장치 바우링궐(bowlingual) 개발한 일본의 게이타 사토가 이그노벨 평화상을 받게 됩니다. 

 

2004년에는 함께 노래방에 간 다른 사람의 노래를 참고 견디는 전혀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음을 이유로 가라오케 시스템을 발명한 일본의 이노우에 다이스케가 이그노벨 평화상을 받게 됩니다. 

 

중성화 수술을 한 수컷 개들을 위한 가짜 고환 발명한 미주리의 발명가 그레그 A. 밀러가 2005이그노벨 의학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개들에게 이 실리콘 고환을 달아주면 달아주지 않은 집단보다 활발하며 자신감을 빨리 회복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입니다. 

 

같은 해 이그노벨 경제학상은 아령처럼 생긴 도망가는 암람 시계 개발한 에드워드 커슬러가 수상하였습니다. 

 

2006년에는 눈을 감은 사람이 없이 단체 사진 찍는 법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낸 호주의 피어스 반스와 스벤슨이 이그노벨 수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들은 사람이 분당 눈을 감는 횟수인 약 10회와 한 번 깜빡일 때 걸리는 시간인 약 0.25초를 이용해 밝은 곳에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총수를 3으로 나눈 횟수만큼, 어두운 곳에서는 사람의 총수를 2로 나눈 횟수만큼 사진을 찍으면 확률적으로 눈을 감지 않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을 계산해냈습니다. 

다만, 50명 이상이라면 아무리 많이 찍더라도 모두 눈을 뜬 사진을 건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50명 이상이 단체 사진을 찍을 경우 모두 눈을 뜬 사진을 찍기 위해 이들이 제안한 방법은 다 같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감고 있다가 사진 찍는 사람의 하나! ! ! 의 구령에 맞추어 동시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손가락을 자주 꺾으면 손가락이 두꺼워지고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미국의 도널드 엉거 박사는 자신의 왼손을 희생하여 손가락 관절을 꺽는 것과 관절염의 상관관계를 밝혀냄으로써 2009이그노벨 의학상을 받게 됩니다. 

엉거 박사는 무려 60년간 몸소 자신의 왼손의 관절만을 꺾음으로써 자신의 오른손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손가락을 꺾는 것과 손가락의 관절염 별 상관이 없음을 밝혀냈습니다. 

 

같은 해인 2009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과학자 엘레나 보드너 박사는 체르노빌 사건 당시 부족한 방독면 때문에 피해가 커진 것에 착안하여 브래지어의 방독면으로의 활용법을 개발하여 그 해 이그노벨 공공보건 부문 상을 받게 됩니다. 

 

2010이그노벨 평화상의 주제는 욕은 우리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입니다. 

영국 keele 대학의 리차드 스테판 교수는 자신의 부인이 출산 과정에서 엄청난 욕을 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러한 연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을 때 한 그룹은 욕을 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욕을 하지 못하게 한 경우 어느 그룹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와 심박수 등을 체크하여 욕을 하면 30%가량 고통을 더 잘 참게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욕을 자주 하거나 평소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였습니다. 

 

일본의 연구진은 화재 시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향기를 이용한 알람에 관한 연구에서 썩은 달걀 등의 쟁쟁한(?) 후보를 밀어내고 물에 희석한 고추냉이를 분사하는 와사비 알람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결론을 도출하여 2011이그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일본 산업기술 종합연구소의 연구팀은 스피치 재머(speech jammer)라는 장치를 통한 지연 청각 피드백을 활용하여 수다쟁이의 입을 막는 아이디어에 관한 연구로 2012이그노벨 음향학상을 받게 됩니다. 

스피치 재머는 적절한 시간차로 자신이 한 말을 다시 들려주면 뭔가 어색함을 느끼며 혼란이 와 말문이 막힌다는 점을 이용한 장치입니다. (찬호박 씨가 이 장치를 싫어합니다 😊 )

 

2014이그노벨 생물학상의 영광은 개들이 지구의 자기 방향에 맞추어 배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체코, 독일, 잠비아의 공동연구진에 돌아갔습니다. 

이들은 무려(?) 구글 어스를 이용해 전 세계 개들의 배변 방향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200번이 넘도록 몸소 온몸에 벌침을 맞아가며 벌에게 쏘였을 때 가장 아픈 부위가 어디인지를 밝혀낸 코넬대의 대학원생인 집념의 마이클 스미스가 2015이그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스미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콧구멍, 윗입술, 성기 순으로 아프고, 가장 아프지 않은 부위는 정수리라고 합니다. 

집념의 사나이(?) 스미스의 연구 결과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벌이 달려들 때 부디 정수리를 들이밀진 않았으면 합니다😊

 

안드레아스 슈프렝거는 독일 뤼베크대 연구팀과 함께 왼팔이 가려울 때 거울을 보며 오른팔을 긁으면 뇌의 착시현상 때문에 왼팔의 가려움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연구를 통해 2016이그노벨 의학상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가려워도 상처 때문에 긁을 수 없는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경우 거울을 보고 반대쪽을 긁는 것만으로도 가려움증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려움증을 해소하는 효과는 직접 긁을 때의 ¼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프랑스 리옹 대학교의 마르크 앙투안 파르댕은 고양이가 고체임과 동시에 액체라는 독특한 주장을 펼침으로써 2017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고양이의 유변학이라는 제목의 그의 연구는 고양이의 쇄골이 어깨뼈와 이어져 있지 않고, 연골이 많아 다른 동물에 비해 유연하다는 기존의 견해를 넘어서 고양이는 어디에나 들어갈 수 있고 들어간 곳의 형상에 맞추어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액체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독특한 관점을 피력하였습니다. 

 

2018이그노벨 경제학상은 저주 인형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낸 인디 한위 량 외 4명의 공동연구팀이 수상하였습니다. 

이들은 부두 인형을 사용해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준 직장 상사에게 사소한 복수를 하면 업무의 효율이 증대된다는 것을 밝혀낸 것입니다. 

작은 행위이지만 사소한 복수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을 통한 스트레스의 해소가 업무의 효율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디즈니월드로 휴가를 다녀온 결석 환자가 롤러코스터를 탄 후 신장 결석이 빠졌다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실제 실험을 통해 롤러코스터 뒷자리에 앉았을 때는 약 64%, 앞자리에 앉을 때는 약 17% 정도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미국 미시간주립대 데이비드 워팅어 교수 연구진이 2018이그노벨 의학상을 받았습니다. 

 

2019이그노벨 경제학상은 어느 국가의 지폐가 박테리아를 가장 잘 옮기는지를 밝혀낸 터키, 네델란드, 독일의 공동 연구진에게 주어졌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화폐인 레우와 미국의 달러가 박테리아를 가장 잘 옮긴다고 합니다. 

 

2020이그노벨 의학 교육상은 정치인이 과학자보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몸소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의 각국 지도자 9명이 사이좋게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한화 약 127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노벨상과는 달리 투명 아크릴 상자에 든 1나노미터(1×10-9 미터)의 황금 벽돌(황금을 1nm의 크기로 자르려면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므로, 비록 눈에 보이진 않으나 엄청난 끈기와 노력이라는 가치를 내포하고 있음을 암시), 2013년 당시 무려 짐바브웨 달러 10(한화 약 4,000원의 가치, 짐바브웨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경제 관념에서 비롯된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을 비꼬기 위해 수여) 등의 다소 황당하고 초라해 보이는 부상품만이 주어지는 이그 노벨상이지만, 어이없는 실소 뒤에는 많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바보 같다고 놀리며 무시할지도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될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가치를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그 노벨상의 진정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만의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이그 노벨상에 도전해 보세요. 


 

푹쉼푹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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