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된 영상에서 1돌이 갓 지난듯한 외국 아이가 스마트폰 영상에 심취한 듯 푹 빠져있다.
장난기가 발동한 부모가 아이의 스마트폰을 뺐으니 나라 잃은 듯 대성통곡을 하며 금세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다시 스마트폰을 건네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천사와 같은 미소로 활짝 웃는다.
처음 이 영상을 보았을 땐 단순히 아이가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으나, 잠시 이에 대해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이 아이의 희로애락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요즘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스마트기기의 유혹에서 자유로운가요?
오늘은 영유아의 스마트기기에의 노출 실태와 이에 대한 문제 해결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아이의 중독? 부모의 중독!"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의 스마트기기에의 노출 시기는 평균 2.27세이고, 만 2세 아하 영유아의 약 50%가 스마트기기에 노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른 시기에 많은 아이가 스마트기기에 노출되고 있는 이유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컨텐츠들이 존재하고,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핸드폰만 있으면 부모들이 마치 육아 전문가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출이라도 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에 못이겨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보다 결국엔 강력한 안정제(?)인 핸드폰을 꺼내기 일쑤입니다.
결국은 이 방법이 가장 편하므로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갈 것이라는 걱정은 뒤로한 채 스마트기기가 가져다주는 편안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핸드폰에 의존하는 육아를 선택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핸드폰에 중독된 것이 아닌, 우리 부모들이 핸드폰 사용에 중독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빠져든다"
어린 시절 쉽게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이유는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통해 아이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줄어든 어른들의 관심을 대체하기 위해 스마트기기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는 뼈아픈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스스로를 통제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스마트기기와 같은 자극적인 매체에 쉽게 빠져들게 됩니다.
"거 너무한거 아니요? 줬다 뺐기 있음?"
이렇게 영유아기에 스마트기기에 장시간 노출된 아이들은 사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너무나도 흥미롭고 강한 자극에 길들어져 초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스마트기기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철저한 관리와 통제가 필요한 영유아기엔 마음껏 사용하게 하다가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뒤늦게 공부를 핑계로 그 사용을 제한하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잠깐의 편안함에 취하여 영유아기의 아이에게 스마트기기를 보여주다 보면 초중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아이와의 통제불능 상태의 전쟁(?)이 발생할 수 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개발했지만 내 아이는 안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한 빌 게이츠 그리고 많은 IT업계의 종사자들은 스마트폰이 성장기의 아이들을 타겟팅하여 개발된 물건이 아님 강조합니다.
또한, 스마트폰이 가지는 즉각적인 대응과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존재 등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 불러일으키고 결국에는 '중독되게 디자인' 되었다는 점을 시인합니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본인의 자녀들이 14세가 되기 전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어른들의 확실한 통제 속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와 방법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부분입니다.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 권고 기준은?"
대한소아청소년의학회는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관한 이하의 권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만 2세 미만의 아이에게는 어떤 종류의 미디어에도 노출시키지 말 것.
- 만 2세에서 취학 전 아동의 경우 성인의 지도하에 하루 1시간 내외로 이용을 제한할 것.
- 초등학생은 하루 2시간 이하로 이용할 것.
"당신이 애 키워봐~ 도대체 왜 안 되는데?"
1.인지발달장애
아이가 태어나 만 15세가 되기까지는 뇌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은 채로 계속하여 발달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만 3세까지는 뇌 신경세포가 집중적으로 발달되는 시기로서 이 시기에 스마트 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아이의 우뇌 발달이 저하되는 우뇌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좌우 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초년까지 집중적으로 발달되는 전두엽은 아이의 창의력과 감정조절 등에 관여하게 되는데, 스마트기기에 장사간 노출되어 전두엽의 발달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언어발달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아이가 강한 자극의 영에 자주 노출되다 보면 뇌에서 생각을 담당하는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들게 되어 이보다 약한 자극에는 더는 반응하지 않게 되는 ‘팝콘브레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증가하여 사람의 감정과 느리게 변하는 현실에 무감각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이렇게 스마트기기가 아이들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이유는 스마트기기가 가지는 정보전달의 일방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영상을 볼 때 많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화나 감각적인 놀이를 통한 상호작용과는 달리 영상이 우리에게 주는 일방적인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시각과 청각의 자극만을 받은 아이와 오감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받은 아이의 뇌 발달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2.신체발달 저해
스마트기기의 사용은 아이들의 신체 발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영상을 보는 동안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정적인 영상시청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대근육과 소근육의 발달에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게 되어 균형적인 신체발달을 저해하게 됩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영상 시청 시간 동안의 나쁜 자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영유아에게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주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영상의 시청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측만, 거북목 등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이는 아이들의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장시간 화면에 노출되면 안구건조증 등 안과 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높이며, 특히 움직이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영상을 시청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시력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사회성발달 저해
만 5세 전까지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 즉, 말과 행동을 통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언어능력을 키워야 할 중요한 시기에 스마트기기의 영상을 통한 일방적인 정보의 습득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기기와 영상 제작 기술의 발달로 영상을 보면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상호작용 컨텐츠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긴 하지만, 부모 혹은 주변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만큼 효과적이고 즉각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1.타협하지 마라!
한 번 보여주기 시작하면 처음 느껴보는 편안함과 즉각적인 효과에 취해 부모 스스로 중독될 수 있으니, 이와 타협하지 않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2.조급함을 버려라!
아이가 심심함을 느끼는 것 같다는 안쓰러운 마음에 당장 뭐라도 해 줘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하니 앉아 있는 그 시간에 스스로 무엇을 할 것인지 활발히 뇌를 움직여 생각하고 있음에도 그 찰나의 순간을 참지 못하고 다급히 놀아줄 무언가를 찾다가 핸드폰을 던져주는 최악의 선택만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심심함을 느낄 때 스스로 놀 거리를 찾을 수 있는 시간과 주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영상을 대체할 놀거리 연구
아이가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오는 영상을 좋아한다면 그러한 영상을 캡쳐한 사진이나 프린트로 대체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영상과 같은 컨셉의 교재를 구입해 아이와 함께 학습한다는 등의 영상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는 부모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4.영상을 보여주더라도 반드시 선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영상을 보여주게 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핸드폰을 아이에게 쥐여주고 스스로 영상을 선택하며 마구잡이로 시청하게 하는 것만은 피해야 합니다.
부모가 주도적으로 컨텐츠와 영상의 내용을 선별하여 가만히 앉아서 보기만 하는 영상보다는 영상을 보며 율동과 노래 등을 통해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영상을 선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이러한 내용의 영상을 미리 다운받아 저장해 놓는 방식을 통해 아이들이 이러한 영상에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사람이 행하던 많은 역할을 기술의 산물에 잠식당하고 있는 현시대에 육아 전문가임을 자처하고 있는 차가운 스마트기기와 여러분의 아이 사이에 부모로서 과감히 끼어들 때입니다.
푹쉼푹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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